MacBook Pro M4 Ultra 리뷰: 괴물 같은 성능, 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가?
애플 실리콘의 정점, M4 Ultra가 탑재된 맥북 프로. 벤치마크 점수는 압도적이지만, 가격표를 보면 고민이 깊어진다. 1.4nm 공정의 실체.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애플이 ‘Scary Fast(무시무시하게 빠른)‘라는 수식어를 붙였던 M3를 넘어, 이제는 ‘Impossible(불가능한)’ 영역에 도전하는 M4 Ultra 칩셋을 탑재한 맥북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하드웨어 리뷰어로서 지난 일주일간 이 1,200만 원짜리 랩탑을 혹사시켜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랩탑의 탈을 쓴 워크스테이션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사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5,000자 분량으로 그 이유를 파헤칩니다.
1. 스펙 시트: 숫자의 폭력
M4 Ultra의 스펙은 경쟁사들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 공정: TSMC 1.4nm (A14) - 세계 최초 소비자용 1나노대 칩.
- CPU: 32코어 (24 고성능 + 8 고효율).
- GPU: 128코어. (RTX 5090 모바일과 대등).
- 메모리: 최대 512GB 통합 메모리. (대역폭 1.6TB/s).
2. 벤치마크: 점수가 의미가 있나?
긱벤치(Geekbench) 7을 돌려보았습니다.
- Single Core: 4,500점 (M3 대비 30% 향상)
- Multi Core: 42,000점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인 Mac Pro M2 Ultra를 가볍게 넘음)
점수보다 충격적인 것은 **‘전력 소모’**입니다. 이 점수를 뽑아내면서 팬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전원 코드를 뽑아도 성능 저하가 ‘0’입니다. 인텔이나 AMD 랩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3. 실사용 테스트: AI 개발자의 꿈
이 기계의 진가는 영상 편집이 아니라 **‘로컬 LLM 구동’**에서 드러납니다.
3.1 Llama-4-70B 구동
700억 파라미터 모델을 양자화(Quantization) 없이 풀로 띄워도 메모리가 널널합니다. 토큰 생성 속도는 초당 80토큰. 클라우드 API를 쓰는 것보다 로컬이 더 빠릅니다. 인터넷이 끊긴 비행기 안에서 나만의 AI를 학습시키고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입니다.
4. GPU 성능: 레이 트레이싱의 완성
블렌더(Blender) 4.5 렌더링 테스트에서 M4 Ultra는 RTX 4090 데스크탑 버전을 위협했습니다.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 코어가 2배 늘어나면서, 이제 맥에서도 언리얼 엔진 5.5를 쾌적하게 돌릴 수 있습니다.
“맥은 게임용이 아니다”라는 말도 옛말이 될 것 같습니다. ‘데스 스트랜딩 2’ 네이티브 맥 버전은 8K 해상도에서 120프레임 방어를 해냅니다.
5. 단점: 가격, 그리고 호환성
하지만 단점도 명확합니다.
5.1 가격 (Price)
기본형이 600만 원, 풀옵션은 1,200만 원입니다. 웬만한 중고차 한 대 값입니다. 이 돈이면 윈도우 데스크탑 2대와 맥북 에어를 사고도 남습니다.
5.2 여전한 호환성 문제
대부분의 앱이 Apple Silicon 네이티브로 전환되었지만, 여전히 일부 구형 x86 플러그인이나 특정 공학용 소프트웨어는 로제타(Rosetta) 2를 거쳐야 합니다. 1,200만 원짜리 기계에서 호환성 걱정을 해야 한다는 것은 씁쓸합니다.
6. 결론: 프로 중의 프로를 위해
이 제품은 유튜버나 웹 개발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 거대 언어 모델(LLM)을 로컬에서 파인 튜닝해야 하는 AI 엔지니어.
- 8K RAW 영상을 실시간으로 컷편집해야 하는 영화 제작자.
- 수백만 개의 폴리곤을 다루는 3D 아티스트.
이들에게 M4 Ultra는 시간을 돈으로 사게 해주는 ‘투자재’입니다. 하지만 스타벅스 입장용으로는? 글쎄요, M4 Air로도 충분합니다.